69번째 생일
가족/가족
- 2022-08-21 04:42:56 작성한 다음 블로그 글을 복원 -
69번째 생일
높고 비싼 장소에서 저녁을 했다.
롯데월드타워 81층 '미쉐린 별하나' 비채나 한식당 21만원 코스인데 150만원을 채워야 방을 쓸 수 있는 곳이다.
게릴라 폭우가 심해, 늦게 도착 한다는 양해를 구해야 했다
7시에 시작하여 10시에 끝나는 꼭 3시간에 걸친 12개 코스 저녁을 했다.
4시간 짜리 무료 주차를 입력해 주었는데 초과하여 600원을 더 낼 정도로 오래(영수증엔 4시간 21분) 있었다.
녀석들은 싸늘 하다고만 하는데, 나는 추워서 비행기에서 덥는 것 같은 조그만 담요를 걸치고 식사를 했다.
81층을 오르거나 내려 올 때는 고도에 따른 기압 차이가 있어 귀가 불편해 지는데, 이때 침을 삼키는 걸 반복하면(스쿠버 다이빙에서 배운거) 쉽게 고막 평형이 되어 편안해 진다. 81층 까지 에레베이터는 정숙하고 무지 빨랐다.
미쉐린 1스타의 맛 감동은, 두번째 메뉴인 '콩국' 이었는데, 표현하기 어려운 여러 맛의 조화(실제 많은 재료를 사용한건아닌데..) 였다. 첫번째 메뉴인 튀각도 신선함이 평범하진 않았다.
메뉴가 바뀔 때마다 재료와 먹는 방법을 안내하는데, 미쉐린이라 다르다는 생각이 맛을 돋보이게 하는 것 같았다.
마지막 맺음 요리의 수정과를 먹을 땐, '우리 엄마의 수정과 솜씨는 미쉐린 별 열개' 정도는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로 짜고(모두 그렇다고 한다) 느끼한 편(내가 심하게 느낌)이라 여러번 남겨야 했다.
조선호텔 주방장이었다는 요리사가, 음식은 짜지 않으면 맛이 나지 않는다면서 자기가 차린 식당의 음식은 짭짤하다는 인터뷰가 생각났다.
내 생일이라 특별히 나온 미역국의 쇠고기에서는 엄마의 떡 만두국 맛이 떠올랐다.
행복 했다.
녀석의 녀석들은 야경을 폰에 담으면서 재미있어하고, 지들 끼리 깔깔 대는 귀여움을 동영상에 담았다.
큰 녀석은 할미 한테 카톡 사진 보내는 방법을 알려 주고 내게는 풀에서 잠수하는 녀석들 사진을 두장 보냈다
올때 무섭게 내리던 폭우 때문에 시작한 할미의 안양천 범람 얘기에, 나는 쓸려 갈까봐 걱정했는데 꼿꼿하게 서 있는
안양천 세온이 나무를 얘기를 하면서, 그 세온이 나무에 얽힌 '가을남자 윤세온 '이야기를 해 주었다.
나는 카메라에 녀석들은 폰에 사진을 담았다.
녀석들 식구 다섯에 나와 아내 일곱 가족들, 행복으로 꽉찬 81층이었다.
가을남자 윤세온 : https://blog.daum.net/yearim/16901079
가을남자 윤세온 물고기 밥주기 : https://blog.daum.net/yearim/16901080
(동영상의 30초 즈음, 세온이가 과일을 설명하는 곳이 세온이 나무 아래인데, 지금은 나무가 크다 )
너무 늦어, 친절한 비채나 분들께 미안한 마음으로 인사를 하고 나왔다.
집에 오니 12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녀석들이 준, 꽃 바구니에는 '사랑하는 부모님께'로 시작하는 편지와 여행비가 들어 있었다.
많이 들어 있다고 녀석들 엄마가 좋아한다.
잘 사는 너희 다섯 녀석들을 보는 것 만으로 고맙고 더 바랄게 없는데,
준비하느라 애쓰고 거기다 여행까지 선물하니 어떻하냐,는 문자를 보냈다.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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